이용균기자
1982년 서울 잠실구장,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결승전.
2-2 동점이던 8회말 2사 1·2루. 볼카운트 2-3에서 한대화의 방망이가 돌았다. 타구는 잠실 구장 왼쪽 폴을 직격했다. 우승을 결정짓는 역전 스리런 홈런. 다음날 신문에는 그 홈런이 터진 순간 여러 명이 심장마비로 쓰러졌다는 기사가 실렸다.
한화는 주포 김태균과 이범호가 빠진 데다 마무리 브래드 토마스도 메이저리그로 떠났다. 이럴 때일수록 ‘해결사’가 필요할지 모른다. 해결사의 비결을 물었다. 한 감독은 “기회가 오면 타자는 두 가지 이유로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”고 말했다. 하나는 긴장, 또 하나는 욕심. “그래서 힘을 빼는 게 최우선”이라고 말했다. 그래서일까. 해결사 한 감독은 내년 시즌 전망을 묻는 질문에 함부로 ‘희망’을 얘기하지 않았다. 한 감독은 “탄탄한 선발을 중심으로 쉽게 지지 않는 팀을 만들겠다”는 것 외에는 더 많은 것을 얘기하지 않았다.
다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. 한화의 스프링캠프는 혹독할 것이라는 것. 드러내지 않았지만, 과거 에피소드 몇 개로 이를 대신했다. “93년 겨울 LG로 트레이드됐을 때다. 분위기가 많이 흐트러져 있었다. 고참인 정삼흠과 김태원이 나한테 많이 혼났다. ‘군기’를 확 잡았다”고 했다. LG는 94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. “그 다음해 스프링캠프에서는 다들 우승 분위기에 너무 취해 있었다. 86~89년 해태가 4년 연속 우승을 했는데, 그때는 스프링캠프만 되면 지난 우승을 모두 잊었다”고 했다.
또 하나. 한 감독이 2005년 삼성 수석코치가 됐을 때다. “솔직히 잔소리쟁이였다. 내가 제일 먼저 벌금을 매긴 게 최고참 양준혁이었다. 지각을 해서 벌금 20만원을 매겼다. 며칠 뒤 또 지각을 하기에 또 벌금을 매겼다. 그 이후로 지각이 없었다. 다른 선수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”고 했다. 그해 삼성은 우승을 했다. 한화 선수들은 이제 큰일났다. 한 감독은 “과거는 빨리 잊어야 한다. 그게 우승의 기억이든, 꼴찌의 기억이든 마찬가지”라고 했다.
많이 궁금했던 질문 하나. 93년 올스타전 때 김응용 감독에게 발길질 당한 사연. 한 감독은 “당시 감독님이 오해하셨다. 슬라이딩을 하다 손을 다쳐서 아이싱을 하고 있었는데 대기타석에 없다는 이유로 태업을 지적하셨다. 나도 화가 났지만 이틀 뒤 전화를 하셨다. ‘내일 훈련 나와’라고. 그래서 훈련을 나갔다”고 했다.
뒤끝은 없다. 그게 ‘해결사’ 한대화 스타일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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